아트~컬처

흰꽃들의 서사 — 흰白 혹은, 흰素 "장용림 개인전 열려"

- 마음 깊은 곳의 틈으로 스며드는 빛이며, 어둠과 색의 심연을 지나 마침내 드러나는 존재의 빛
- 서울 인사동 G&J갤러리 3F 제3전시장에서 8월 24일까지

유엔저널 전득준 기자 | 어둠과 색의 심연에서 피어나는 ‘흰’의 빛, 꽃의 형상을 빌려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근원을 사유하는 장용림 작가의 개인전 《흰꽃들의 서사 — 흰(白) 혹은, 흰(素)》전시가 서울 인사동 G&J갤러리 3F 제3전시장에서8월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흰’이라는 색과 빛에 대한 사유를 꽃이라는 형상으로 펼쳐 보이는 자리다. 작가에게 흰꽃은 특정한 꽃의 이름이나 상징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 깊은 곳의 틈으로 스며드는 빛이며, 어둠과 색의 심연을 지나 마침내 드러나는 존재의 빛이다.

 

 

 

작가는 ‘흰’을 흰(白)과 흴(素)이라는 두 개의 결로 나누어 바라본다. 흰(白)이 우리가 인식하는 하나의 완결된 색이라면, 흴(素)은 색이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 아직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은 순수한 근원에 가깝다. 완성된 흰색이 아니라 ‘희어져 가는 과정’, 다시 말해 존재가 본래의 빛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작가는 채색화의 장지 위에 아교포수를 하고 호분을 반복해 올리는 과정을 통해 화면의 ‘흰’을 준비한다. 이때 흰색은 단순한 물질적 색채가 아니라, 그림을 시작하기 전 마음의 상태를 가다듬는 행위이자 회화의 근원적 바탕이 된다.

 

 

 

작가가 말하는 ‘흰’에는 생의 아름다움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삶과 죽음이 서로 스며드는 서늘한 빛이기도 하다. 눈부시도록 환하지만 동시에 소슬하고 쓸쓸한 빛. 장용림의 ‘흰’은 바로 그 생의 찰나를 붙잡는다.

 

모든 색이 침잠한 깊은 곳이며, 그 심연을 통과해 마침내 흰빛이 떠오르는 공간이다.
장용림의 꽃들은 화면 위에 단순히 피어 있는 것이 아니다. 꽃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고, 빛은 다시 꽃의 형상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꽃은 존재와 소멸, 기억과 감각, 색과 빛, 생과 사를 잇는 매개가 된다.

 

 

 

작가는 “흰꽃, 흰빛… 마음 저 밑바닥 어디쯤에 있는 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 같은 존재가 내게는 ‘흰’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흰꽃을 바라보며 단순한 색의 아름다움을 넘어, 색 이전의 빛, 존재 이전의 순수, 그리고 한 생이 지나가는 찰나의 서늘한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장용림의 《흰꽃들의 서사》는 결국 꽃에 관한 전시이면서 꽃을 넘어선 전시다.


장용림 Jang Yongrim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현 재:  전통과 형상회 회원, 그룹새벽회 회원, 진경매화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