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전득준 기자 | ‘선’을 매개로 있음과 없음, 선택과 배제, 시간과 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조동균 초대개인전 ‘시간 속에서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 전시가 더갤러리 (안산시 상록구 용신로 131 1F)에서 10월 18일 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자동차 바퀴에 눌려 납작해진 녹슨 캔을 우연히 발견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입체였던 캔이 평면으로 압착되며 형태를 잃고 선의 흔적만 남은 모습에서 작가는 ‘선’을 존재의 최소 단위로 바라보게 됐다. 작가에게 선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다. 형태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에서 남는 흔적이자, 보이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각적 언어이다.


작가는 화면을 단순한 선으로 구성해 형상과 배경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이들이 공존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선을 통해 사물과 공간이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시각화한다. 작업에서 선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존재들의 충돌과 분리, 재배열의 과정을 암시한다.


작가는 ‘있음’보다 ‘없음’에 주목하는 데 현재의 ‘있음’이 수많은 선택의 결과라면, 그 이면에는 선택되지 않은 것과 배제된 것이 함께 존재한다고 본다. 따라서 ‘없음’은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현재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작업은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한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구현된다. 작가는 테이프를 붙여 선을 만들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한 뒤, 다시 새로운 선을 붙이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러 층의 물감과 테이프가 쌓이면서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의 레이어가 형성하고 있다.


수직과 수평의 선은 일정한 질서를 이루지만, 테이프를 찢어 사용하는 우연적 방식은 화면에 미세한 차이를 만든다. 반복과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차이는 회화의 중요한 조형적 특징이다.
이번 전시는 회화를 완성된 이미지가 아닌 시간과 선택, 생성과 소멸이 교차하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하는 자리다.
조동균 CHO DONG KYUN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동대학원 회화전공
개인전 9회와 국내외 단체전 500여 회를 통해 작품을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