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이존영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특설무대에서 취임법회를 봉행하고 두 번째 임기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진우스님은 “공의公議로 묻고, 공감共感으로 하나되며, 공심公心으로 실천하겠다”며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토대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원로회의와 중앙종회, 교구본사 주요 스님을 비롯해 이웃 종단·종교 대표와 정관계 인사 등 약 5천 명의 사부대중이 함께했다. 조계종도 취임법회에 약 5천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세월호·이태원 참사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산업재해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자리해 중생의 아픔을 나누고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취임법회의 의미를 더했다.
“안정에서 도약으로…한국불교 새로운 백년 열겠다”
진우스님은 취임사에서 제38대 총무원장이라는 소임을 다시 맡게 된 데 대해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을 먼저 느낀다며, 지난 4년이 종단의 안정과 변화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다면 이제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법회에서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는 구상을 밝힌 사실도 보도됐다. 매일경제
진우스님은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물질적 풍요만으로 인간의 불안과 외로움, 분노와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며 정신문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제38대 집행부는 선명상을 국민의 ‘마음운동’으로 확산해 학교와 일터, 가정과 군대 등 일상에서 누구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또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비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고, 수행자가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청정승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종단 운영에서는 화합과 개혁을 함께 추진한다. 교구와 종도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되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와 불합리한 관행은 소통과 설득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네팔 수해 복구·사회적 약자 위해 기금 전달
이번 취임법회는 취임을 축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눔과 사회적 회향을 실천하는 자리로도 마련됐다.
진우스님은 이날 네팔 대홍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주한 네팔대사관에 미화 10만 달러(한화 약 1억4천만 원)를 전달하고, 사회적 약자와 노동 현장의 아픔에 연대해 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도 1억 원을 전달했다.
이는 취임사에서 밝힌 “자비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제38대 총무원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대통령 “소통·화합·상생의 불교 가르침 필요한 때”
이재명 대통령은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진우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불교가 종교를 넘어 민족의 고난을 함께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급변하는 세계 질서와 사회적 양극화 등 여러 과제를 마주한 지금 소통과 화합, 상생을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필요한 때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진우스님의 지도 아래 조계종이 발전하고 한국불교가 세계에 평화와 자비의 가치를 전하기를 기원했다.
이날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등도 축사를 통해 진우스님의 취임을 축하하고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의 뜻을 전했다.
성파 종정 “청정승가 구현하고 불교 중흥으로”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진우스님의 취임을 축하하고,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청정승가를 구현하며 불교 중흥의 길을 열어갈 것을 당부했다.
성파 종정의 법어는 이날 원로의장 스님이 대신 봉독했다.
진우스님은 불교문화유산 보존과 함께 템플스테이·사찰음식·선명상 등 한국불교의 정신문화가 세계인의 삶 속으로 확산되도록 힘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진우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산문 안에 머무르는 불교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는 불교,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불교, 어려운 이웃의 손을 먼저 잡는 불교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38대 총무원의 새로운 출발은 ‘공의·공감·공심’이라는 세 가지 화두 아래 선명상 대중화와 자비의 실천, 청정승가 구현, 종단 혁신과 K-불교 세계화를 향한 향후 4년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