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이정하 기자 | 2023년은 안산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곧 다가올 2024년은 안산문화재단의 모태인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개관 20년을 맞이한다.
20년 전 ‘문화예술’이 낯설게만 느껴지던 안산에 전국 규모의 문화시설을 갖춘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하면서 대형 뮤지컬 제작, 해외 화제작 초청, 국제거리극축제 개최 등 과감한 도전을 통해 수많은 무대와 거리에서 관객들을 만나 웃고, 즐기며 공연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함께 해왔다.
2013년에는 재단법인 안산문화재단 출범과 더불어 단원미술관을 개관하면서,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문화정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산만의 독창적 문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 미래의 예술인들을 발굴․육성하고 지역의 예술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재단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2023년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 문화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시민의 삶 속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업의 정상화와 조직의 안정화를 위한 여러 정책적 변화들도 시도했다.
이제 성년을 앞둔 안산문화재단은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함께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변화의 시점에서 새로운 변화와 창의적 도전을 위해 2023년 한 해, 안산문화재단이 이룬 주요 성과들을 돌아보고 다가올 2024년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고자 한다.
▲ 제19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성공적 마무리
5월 5일~7일, 안산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19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안산문화재단이 추산한 집계에 따르면 축제가 열린 3일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34만 9,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축제의 현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올해 19회째를 맞이한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9개국 거리예술 49개 작품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시민버전 21개 작품을 선보였다. 시민 참여 대형 퍼포먼스 개막작 “꽃힌 춤(Dance of Flowers)”과 안산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안산만의 서사를 다룬 폐막작 “안산사람들(People in Ansan)”을 통해 안산만의 특색있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광장, 도시, 숲, 횡단’ 4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축제는 ‘광장’을 넘어 ‘안산’을 바라보게 만드는 관점의 전환을 꾀하며 시민이 직접 경험하고 감각하며 함께 호흡하는 축제를 기획하여 시민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문화예술도시 안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 경기 에코뮤지엄 '안산: 땅과 시간의 이야기' 확산
2016년부터 대부도를 중심으로 시작한 안산 에코뮤지엄 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대부도 및 안산 내륙(사동 · 수암동)으로 확장하여 진행했다.
‘에코뮤지엄(Ecomuseum)’은 지역의 문화생태 유산을 발굴·조사·연구·기획·보존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과 전문가 등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함께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올해 경기 에코뮤지엄 '안산: 땅과 시간의 이야기'는 ▲섬의 기억을 찾아 ‘큰 섬 뿌리’ ▲‘땅과 시간의 이야기’ 프로젝트로 크게 두 섹션으로 구분되어 진행됐다.
'섬의 기억을 찾아 ‘큰 섬 뿌리’ 프로젝트'는 대부도의 ‘구.대부면사무소’를 안산 에코뮤지엄 거점센터로 구축하여 마을활동가를 양성하고 성장시켰다.
'‘땅과 시간의 이야기’ 프로젝트'에서는 사동의 ‘수인선 사리역 협궤열차’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다큐와 책을 발간하고, 안산동(수암동)의 청소년크리에이터 양성과 마을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을 제작했다.
올해 새롭게 시도한 'ECO_C 프로젝트'는 ‘에코뮤지엄 커뮤니티(eco museum community)’의 약자로 ‘에코뮤지엄의 씨앗’과 안산의 구성원으로 인화한 ‘에코뮤지엄氏’의 의미를 담고 있는 프로젝트로 에코뮤지엄 거점별 주민 커뮤니티의 연대·성장 및 지역에 축적된 자료를 새롭게 활용한 아카이빙과 공유전시를 화랑전시관과 구 대부면사무소에서 진행하여 안산형 에코뮤지엄의 브랜드화와 가치 공감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 제작 공연 '전설의 리틀 농구단' 일본 진출
안산문화재단과 아이엠컬처가 제작한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7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 현지 배우들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도쿄의 3대 타워 중 하나인 타워홀 후나보리 대형홀에서 이루어졌으며, 관객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2회차 공연(총 1,500석)을 모두 매진시키며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2016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초연 이래 2017년 중국 베세토연극제 공식 초청 공연, 2018년 대학로 첫 입성 공연까지, 오랜 개발 기간을 거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제8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안무상을 수상했다. 탄탄한 작품성과 특유의 청량한 분위기로 대학로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 됐으며, 스포츠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이번 일본 프리뷰 공연을 통해 한국의 뮤지컬 시장을 넘어 일본까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며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줬다.
일본판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이번 프리뷰 공연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양국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도쿄에서 2024년 2월 15일부터 2월 25일까지, 오사카에서 2024년 3월 2일부터 3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 안산 '안녕?!오케스트라' 3년 만에 재개
2023년 안산문화재단은 한국형 ‘엘 시스테마’로 불리며 행복한 음악교육의 열풍을 주도했던 '안녕?! 오케스트라' 사업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사업이 일몰된 지 3년 만에 다시 시작했다.
안산문화재단은 ‘안산의 작은 기적’이라 불린 '안녕?!오케스트라' 사업이 그동안 쌓아 온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그때의 감동과 기적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업 재개를 결심했다.
지난 7월, 안녕?!오케스트라를 이끌 음악감독과 강사를 새로 선임하고 6개 파트 26명의 신입단원을 모집하여 약 5개월간의 밀도 있는 교육 과정을 거쳐 12월 정기연주회를 통해 음악교육의 성과를 보여주고 단원들에게 성취감을 불어넣어 줄 예정이다.
안산문화재단의 '안녕?!오케스트라' 사업은 음악교육과 합주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프로젝트로 지역사회의 진정한 성장과 화합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청년문화예술 육성 '청년예술프로젝트 동고동락' 운영
2023년 안산문화재단은 정부 정책 및 민선8기 안산시정 중 ‘청년이 주도하는 혁신도시, 안산’을 실현하기 위한 청년예술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예술프로젝트 동고동락'은 청년예술인들의 성장 발판 및 창작작품 발표 기회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특히 안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청년기획단’을 구성하여 재단과 함께 공동기획 및 운영하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올해 ‘청년예술프로젝트 동고동락’에서는 공연예술 15명(팀), 시각예술 12명(팀)이 참여하여 청년예술 콘서트 ‘청(聽)신호_파동이 우리를 주파할 때’와 청년 작가 전시회 ‘청(請)신호_고요한 파동, 12개의 울림’을 개최하여 1년간 만들어온 청년예술인들의 젊음과 열정을 발산했다.
▲ '꿈나무 교실' 공연 수익금 전액 기부
지난 11월, 안산문화재단은 국립발레단과 공동으로 진행한 ‘Fly Higher with KNB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돈키호테’ 공연의 수익금 916만원 전액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만 18세 이하 안산지역 어린이 환아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안산문화재단은 올해 초 국립발레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안산지역 소외계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7개월간 매주 2회씩 무료 발레 교육프로그램 '꿈나무 교실'을 운영했다. 그 결과물로 11명 꿈나무들의 오프닝 무대와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돈키호테’ 공연을 지난 10월 1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선보이며 큰 감동을 자아냈다. 미래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꿈꾸는 꿈나무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줌과 동시에 공연 수익금 전액을 안산지역 어린이 환아를 위해 기부하며 '꿈나무 교실'의 취지를 더욱 빛냈다.
▲ 안산시 기증작가 상설전시관 개관
안산문화재단 김홍도미술관에서는 2023년 3월부터 故장성순, 故성백주 화백이 안산시에 기증했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상설관을 개관하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선구적인 활동을 한 화가로서 1990년대부터 안산에서 활동한 故장성순 화백은 2017년 안산시에 202점의 작품을 기증했고, 안산시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2018년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장미화가로 일컬어지며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화려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구도로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성백주 화백도 1990년대부터 안산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성화백은 2018년 안산시에 100점의 작품을 기증하고 2019년 단원미술관(현 김홍도미술관)에서 작품기증전을 개최한 바 있다.
두 화백의 뜻을 기리기 위해 김홍도미술관 2관에 '장성순․성백주' 상설관을 개관하여 두 화백의 작품들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기증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가치발굴과 연구를 이어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 제24회 단원미술제 대상 최지현 작가 수상
제24회 단원미술제에서 최지현(39) 작가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3 단원미술제는 총 228인이 응모하여 1차 서류 심사(공모신청서 및 포트폴리오), 2차 인터뷰 심사를 거쳐 안산에 거주하는 지역작가 1인을 포함한 총 11인의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 기간 동안 3차 심사를 통해 단원미술대상 1인을 최종 선정했다.
전시 기간 중 시민이 직접 뽑은 인기작가상(시스타상)은 한상미 작가가 수상했으며, 이 외에 김용원, 김태형, 민보라, 박상희, 박지수, 박찬영, 윤선홍, 장은우, 전강희 작가가 선정됐다.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은 단원 김홍도의 예술혼과 업적을 기리고 창조적으로 계승하고자 1999년부터 단원미술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미술부문의 공모를 ‘작품공모’에서 ‘작가 공모제’로 전환하면서 해마다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며 다양한 후속 지원프로그램과 함께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 ESG 경영 도입 원년
2023년 안산문화재단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가, 공공기관, 일반기업의 핵심 경영 패러다임으로 가속화 되고 있는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움직임으로 지속가능한 재단의 성장을 위한 경영체계를 확립하고 실천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내부 실무위원으로 구성된 ‘ESG 경영 TFT’를 운영했다.
‘ESG 경영 TFT’는 내외부 환경분석을 기반으로 ESG 경영 체크리스트 자가분석, SWOT 분석 등을 통해 3개의 추진전략과 9개의 전략과제, 그리고 27개의 실행과제를 도출했다.
향후 안산문화재단은 직원들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 제고와 내재화를 위한 ESG 경영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문화재단에 적확한 KPI 지표를 연동하여 지속가능한 성과관리 방안을 마련하여 지역문화예술의 거점으로서 건강한 지역문화예술 생태계를 위한 ESG 경영을 실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