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저널 김학영 기자 | 2022년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며 협력의 폭을 넓혔다. 양국 간 경제·안보·문화 협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지방정부 차원의 풀뿌리 외교 역시 점차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 봉화군은 베트남과의 800여 년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외교 관계를 보완하고 심화하는 독자적 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봉화군과 리 왕조의 유산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에는 고려로 망명한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집성촌이 자리한다. 충효당과 유허비 등은 단순한 유적을 넘어 양국 역사적 유대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이는 한국 내 유일한 베트남 선조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호찌민 주석이 생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이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봉화군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의 정신적 토대가 된다. 약 2,000억 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관광 개발을 넘어, 다문화 국제학교, 베트남 이주민의 생활 중심지, 역사·휴양·문화지구로 구성된 국제 교류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낭 문화행사 참여의 전략적 의미
봉화군의 다낭 한-베 수교 33주년 기념 문화행사 참여는 단순한 기념 행사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봉화군은 한국 내 유일한 리 왕조 후손 마을을 통해 ‘살아있는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낭과의 교류는 양국 국민에게 공유된 역사적 기억을 환기하며, 정서적 친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K-베트남 밸리’ 사업은 한국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봉화군이 함께 추진하는 국가적 프로젝트이다. 봉화군의 활동은 중앙정부 외교를 풀뿌리 차원에서 보완하며, 지방정부가 외교적 교두보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다낭시는 기존 한국 지자체와 산업·관광 중심의 협력을 추진해왔으나, 봉화군과의 협력은 ‘경제적 파트너’를 넘어 ‘역사적 친구’라는 새로운 위상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거래적 관계가 아닌 지속 가능한 신뢰 구축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봉화군은 다낭시와 계절근로자 교류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농촌 인력난 해소와 다낭 주민의 합법적 해외 취업이라는 상생 효과를 창출했다.
이 협력은 다낭시가 새롭게 편입한 농어촌 지역의 경제 활성화 모델로 확장 가능하며, 봉화군의 농업 기술·인력 운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복지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는 양국 협력이 단순한 산업적 성과를 넘어, 생활 밀착형 외교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는 이미 한국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베트남 총리 역시 적극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봉화군과 다낭시의 협력은 다낭시가 국가 차원의 협력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외교적 위상 제고 효과를 제공한다. 이는 다낭시가 한국 중앙정부와의 직접 교류를 강화하고, 향후 더 많은 국가급 행사·협력 사업을 유치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봉화군의 다낭 문화행사 참여는 역사적 상징성, 경제·산업 협력 모델, 정치·외교적 파급력이라는 삼중적 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지방정부의 활동이 중앙정부의 외교 정책과 맞물려 ‘경제적 파트너십을 넘어선 역사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향후 봉화군의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한·베 양국이 공동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로 확립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