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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동물농장] 판다토끼의 강아지 사랑, 너만 말고 강아지 전부를 사랑해

판다토끼의 사랑, 로제 향한 일편단심 아니고 일종(種)단심

 

 

유엔저널 이존영 기자 | 14일 방송된 TV 동물농장에서는 오랜만에 토끼 에피소드가 선보였다. 강아지를 맹목적으로 쫓아다니는 2049시청률은 2.0%를 기록했다. 

 

반려견 로제의 견주의 제보를 받고 찾은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제보자는 요즘 로제와의 산책 때마다 로제를 쫓아다니는 녀석이 있어 골치라고 했다. 제보자를 따라 말티즈 로제와 함께 산책을 시작하자 어디선가 나타난 오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끼. 생긴 모양이 판다처럼 생겨 판다라고 이름 붙였다는 판다는 로제가 가는 곳 어디라도 맹렬하게 추격해와 기어코 로제의 관심을 받고 말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모습에 로제가 진절머리를 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판다는 일편단심이다. 

 

한 달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토끼의 일방적인 애정공세. 다음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려 로제는 산책도 못하는데, 아파트 앞 잔디 위에서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로제의 집을 바라만 보고 있는 판다. 이 정도 지독한 사랑에 빠진 걸까… 

 

비가 그치고 해가 나자 여기저기서 산책을 나선 강아지들이 보이고, 놀랍게도 판다가 향한 곳은 모든 강아지들의 옆자리. 다가섰다가 위협하는 강아지들에 놀라 뒤로 물러서기도 하지만, 결코 뒤돌아 가는 법은 없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곁을 주는 강아지에게는 또 한걸음 다가가 부대끼느라 바쁘다. 주민들은 몇 년 전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 3~4마리 보이던 토끼들이 어느 순간 개체 수가 갑자기 증식하더니 또 한순간 싹 사라지고 녀석 혼자 남았다고 했다. 그 후로 녀석의 안타까운 사정에 먹을거리를 챙겨주기 시작했고, 그러더니 어느 순간 강아지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토끼가 이렇게 강아지를 따를 수 있을까 싶어 20년 넘게 토끼를 키웠다는 전문가를 만났다. 전문가는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대부분의 토끼들은 개들을 천적으로 여기고, 극도로 경계하며 도망가기 바쁘다고 했다. 그리고 만난 토끼 전문 수의사는 아마도 토끼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강아지가 나타나 그 위기를 모면했고, 그 기억으로 강아지를 무서움이 아닌 보호자의 존재로 인식한 게 아닐까 한다는 의견을 주었다. 

 

제보자는 판다가 로제만을 사랑한 게 아니라는 대략의 상황을 알게 되자 허탈함에 허허 웃으면서도 아파트 한 켠에 판다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면서 혹시라도 판다를 입양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녀석을 관심을 가지고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출처=SBS]